독일 코로나의 현주소
참으로 입에 담기 지긋지긋한 단어 코로나.
Corona, Covid-19, Corona 2019, 신종 코로나, 우한폐렴, 중국폐렴 등등 듣기 싫은 이름을 가지고 전 세계에서 깽판을 치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살고 있는 대구. 멀리서 걱정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속상하다. 평소에 전화도 잘하지 않던 아이가 하루에도 두 번씩 전화를 했으니..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얼굴을 본다 말씀하시는 부모님과 마음이 아파 차마 통화를 오래 할 수 없었다.
3월 말 현재 기준 가장 피해가 심했던 대구를 포함해 각 도시들이 비교적 안정되었고 완치자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다.
이제는 부모님이 독일에 있는 나를 더 걱정해 주시지만 걱정할 것이 없다. 덕긔는 밖을 나가지 않으니🙂.
난 살 것이다. 아주 꽁꽁 처박혀서 매일 종합 비타민에 오메가3 심지어 유산균과 마그네슘을 챙겨 먹는 덕긔는 절대 몹쓸 돌림병에 노출될 리 없다.
현재 독일은 3월 29일 22시 기준 58655 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EU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을 따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럽 국가들 중 그나마 통제가 잘 되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메르켈이 통고한 9가지의 규정을 꽤 의식하고 있고 또한 지키고 있다. 적어도 내가 있는 니더작센에서는 그래 보이네 헤헤.
메르켈과 주지사들의 9가지 합의사항은 권고사항이 아니라 규정이며 3월 23일 자로 유효하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2명 이상의 모임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가족과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는 예외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타인과의 접촉은 최대한 제한한다.
셋째. 공공장소에서는 타인과 최소 1,5 미터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 식당 영업은 중지된다. 그러나 집에서 먹기 위한 음식의 배달과 픽업은 허용된다.
다섯째. 미용실과 뷰티 살롱 같은 미용 서비스업의 영업도 금지된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진료는 계속 허용된다.
여섯째. 대인접촉 제한에 대한 위반사항은 경찰과 해당 기관이 감독하고 처벌한다.
일곱째. 직장에서 직원과 방문객을 위한 위생규정은 준수되어야 한다.
여덟째. 계속 허용되는 것은 직장 출근길, 남을 돕는 일, 개인적인 운동과 신선한 공기를 쏘이는 것이다. 아울러 사업상, 직업상, 업무적으로 혹은 시험이나 돌봄에 관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만남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한다.
아홉째. 이 사항들은 우선 2주간 유효한 것으로 합의한다.
https://interaktiv.braunschweiger-zeitung.de/corona-virus-karte-infektionen-deutschland-weltweit/
위 사이트에서 유럽의 상황을 실시간 확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는 대부분 착용하지 않는다. 우리 동네에선 단 한 번도 마스크 착용자를 본 적이 없다.
마스크는 환자가 착용하는 것이란 인식도 한몫하지만 도저히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아니 마스크를 어디서 파는지 알기는 한 걸까? 아마 마스크 얘기를 꺼낸다면 약국이 아니라 Bauhaus(각종 건설기기, 공구 파는 대형 창고형 마트)를 먼저 생각할 듯싶다. 내 조심스레 추측해보건대, 유럽에서 활개 치고 있는 코로나는 올여름 사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독일에서 Hamsterkauf라 불리는 사재기, 매점매석 현상은 대도시에서 더 빈번한 것 같다. 뭐 당연한 얘긴가요..
코로나에 노출되면 똥을 두 배로 싼다는 아주 설득력 있는 얘기가 나온 후 우리 동네 마트에선 휴지를 볼 수가 없다. 이 일이 유럽에서 커지기 전에 한 롤 사둔 게 있어 그것으로 버티고 있는데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
나머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아, 밀가루와 빵, 파스타 정도는 조금 부족하긴 한데 없는 것은 아니다. 저녁에 띵가띵가 가도 좀 남아 있다는 것..!
4월 20일까지 전 독일이 휴교인 상황이고, 환자의 증가세로 보아 메일로 과제만 주고받는 지루한 상황은 그 이후에도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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